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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 : 레이디경향
‘파워우먼’ 석재민 부사장의 워킹맘을 위한 조언
컨벤션 업계에서는 소문난 파워우먼으로 통하는 인터컴의 석재민 부사장.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국제회의 전문기획사 인터컴을 당당히 업계 최고 자리에 올린 그녀의 성공 비결은 모든 일에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매순간 최선을 다할 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특유의 단순 명쾌함에 있었다.
가슴 뛰는 나의 일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08년 OECD 장관회의 등의 대표적인 국제회의를 도맡아 기획·운영해온 국제회의 전문기획사 인터컴의 로비는 각종 표창장과 훈장으로 가득하다. 이는 지난 25년간 국내외에서 인터컴이 기획한 국제회의, 각종 학회와 행사에 대한 성적표인 셈이다. 국제회의 기획자라는 타이틀에 잘 어울리는 세련된 매너가 돋보이는 석재민(47) 부사장이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크고 작은 회의와 학회를 합쳐서 1년 평균 40~50회의 행사를 진행해요. 창립 이후 꾸준히 성장했어요. 직원이 늘고 회사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늘었다는 거죠. 아무래도 남편과 함께 운영하다 보니 기본적인 업무 외에도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더 있게 마련이죠(웃음).”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그가 컨벤션 업계에 발을 디딘 계기는 학과 교수님이 추진한 국제영양학회의 업무를 도우면서부터다. 3년간 관련 국제회의를 준비하면서도 당시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정확히 어떤 분야인지 알지 못했다. 꿈 많고 열정 많은 청년이었던 인터컴의 최태영(48) 대표이사를 만나 호감을 키운 것도 이 무렵이다. 1990년 인터컴에 입사한 석 부사장은 컨벤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왔다. 2002년에는 관광의 날을 맞아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남편과 저는 정반대의 캐릭터예요. 남편은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편이고, 저는 돌다리도 두드리는 편이죠. 남편은 종종 저 때문에 인터컴을 더 빨리 성장시키지 못했다고 하고, 저는 저로 인해 회사의 손해를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주장해요. 부부라고 해도 일에 있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를 때가 많아요.”
상반되기 때문에 오히려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던 든든한 두 기둥이 버텨준 덕일까. 인터컴은 1993년부터 2009년까지 국제회의 수주 실적 1위, 2002년 업계 최초 대통령 표창 수상, 2004년 대한민국컨벤션대상 수상, 2008년 아시아이벤트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 선정에 이어 국제회의 업계 최초로 신용보증기금이 실시한 기업 신용평가 AAA의 우량등급을 받은 업계 최고의 국제회의 전문기획사로 자리매김했다.
컨벤션 업계에서 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 석재민 부사장은 “긴 세월 동안 변하지 않은 책임감”을 꼽았다. 대규모 회의의 경우 유치 기간부터 시작해 행사를 마치는 기간까지 길게는 7, 8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의 국내 개최가 이어지면서 국제회의 업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 분야 진출을 노리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석 부사장은 예비 컨벤션인을 위한 조언으로 “오랜 시간 꾸준한 자세로 맡은 업무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CE 산업의 미래에 그녀가 있다
“서른여덟 살에 아들을 낳았어요. 결혼을 늦게 했으니 출산도 늦어진 편이죠. 그래서인지 유독 우리 부부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요. 저는 아이를 낳은 후부터 업무의 비중을 조정했어요. 이전에는 기획과 현장을 뛰었지만 요즘은 회사의 조직 관리와 인사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죠.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 패턴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죠.”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보통 오후 7시 30분에서 8시가 된다.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는 대략 두세 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기는데 이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 석 부사장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숙제를 봐주고, 준비물을 챙겨주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것만큼 그녀에게 즐거운 시간도 없다. 하지만 회의 주간이나 행사 기간에는 이러한 행복도 잠시 반납해야 한다. 다행히 아이는 부모의 바쁜 일과를 이해하는 편이다.
“남편은 워커홀릭 수준으로 일을 해요. 집에서 쉬는 날이 거의 없어요. 때론 그런 남편에게 불만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아들이 저를 달래주곤 해요. 아빠에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직접 해주면서요. 예를 들면 ‘아빠 너무 늦게까지 일하지 마세요’, ‘토요일에는 잠깐만 일하고 들어오세요’ 등과 같은 말들이죠(웃음).”
워킹맘이기 때문에 남다를 수밖에 없는 그녀의 육아법은 아이의 계획표를 짜는 일부터 시작된다. 하루 종일 아이 곁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해야 할 일을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다.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계획표대로 실행하기란 쉽지 않지만, 석 부사장은 계획을 이행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 또한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해 곁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이끌어주는 중이다.
G20 정상회담과 유관회의, IMF 아시아컨퍼런스 등의 국제회의를 앞두고 있는 요즘, MICE(Meetings, Incentives, Conventions, Exhibitions) 산업이라고 통칭되는 국제회의 관련 분야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컨벤션 업무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같지 않았던 시절부터 수백여 건에 달하는 국제회의 기획·운영 실적을 쌓아온 석 부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저 개인적으로도 많은 발전을 이뤘어요. 관련 분야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도 받았고, 겸임교수로 강단에도 설 수 있었어요. 회사가 이룬 성과가 열심히 살아온 제 성적표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아들의 바른 성장을 이끄는 엄마의 역할에도 충실하고 싶어요.”
살림, 육아와 업무까지 소화하는 워킹맘이 반드시 슈퍼우먼이 될 필요는 없다는 석재민 부사장은 80점을 100점으로 생각하며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길 권했다. 고민 많은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전하는 그녀의 조언은 완벽해지려는 욕심을 버릴 때 비로소 웃을 수 있다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레이디경향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