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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 : 매일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7월 21일(토)일자에 실린 최태영 사장의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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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리아` 알리는 MICE산업
지난달 26일 아프리카의 두 나라, 짐바브웨와 잠비아 관광부 공무원과 언론인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했다. 2011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제19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의 성공비결을 배우기 위해서다. 경주 총회에는 지난 10년간 개최된 회의 중 가장 많은 127개국 장차관급 대표가 참석했다.
당시 벨기에 장관은 한국이 제19차 총회를 `완벽하고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2017년에 벨기에 플랑드르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국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천년고도 경주의 매력, 매끄러운 회의 진행 등으로 경주 총회는 가장 성공적인 회의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됐다.
여기에는 숨은 일꾼이 있다. 바로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의 MICE 산업이다. 서울 G20 정상회의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치러내면서 다져진 경쟁력이 경주 총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다.
벨기에 장관과 짐바브웨, 잠비아 대표단 등이 투자와 교육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고 하니 이제는 MICE 산업도 수출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자부할 만하다.
MICE 산업이란 컨벤션ㆍ전시ㆍ박람회와 관련된 산업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기업회의(Meeting), 가치창출(Incentives), 국제회의(Conference), 전시사업(Exhibition)에서 따온 말로 1990년대 후반부터 싱가포르, 홍콩 등이 컨벤션 산업을 통해 경제 도약에 성공하면서 등장했다. 좁은 의미에서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이 회의ㆍ관광ㆍ전시 등 복합적인 산업으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MICE 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산업이다. 한국관광공사가 펴낸 `MICE 산업통계조사 연구보고서`를 보면 2010년 MICE 행사 개최를 통해 창출된 생산유발효과는 약 17조8000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고용효과는 16만4000명으로 분석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굴뚝 없는 공장`,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일컬어지기 충분하다.
또 컨벤션 행사 방문객은 숫자도 많고 1인당 소비액도 일반 관광객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도시 홍보ㆍ마케팅 유발 효과가 커 최근 세계 주요 도시들은 MICE 산업 육성을 불황 극복의 열쇠로 삼고 있다.
최근 우리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서울 G20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KOREA` 브랜드를 세계에 알렸다. 국제행사 유치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능력을 직접 보여줬다. 최근 국제협회연합(UIA)에서 발표한 2011년 국제회의 개최 현황을 보면 우리는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에 이어 469건으로 세계 6위(2010년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다.
지난 2009년 정부는 MICE 산업을 미래의 먹거리 산업인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했다. MICE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체계 확립과 예산지원, MICE 시설 확대와 집적화를 통한 MICE 유치 여건 조성 등의 방침을 밝혔다.
관련 협회에서도 한국으로 국제회의를 유치해오기 위해 나섰고, 전문 컨벤션기획사(PCO) 등 행사를 기획ㆍ운영하는 사업체는 최전선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학계에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MICE 산업 발전을 위해 힘썼다. 이렇듯 민ㆍ관ㆍ학 모두 합심한 결과가 이런 계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올리고 나라 경제를 살리는 MICE 산업을 민ㆍ관ㆍ협이 나서서 더욱 키워야 한다. 정부가 MICE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의지를 확고히 유지하고 산업계와 학계에서 유기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