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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11-0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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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성장원 ‘K-마이스’ 리더들] (19회) 석재민 인터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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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0 


16925257765184.jpg[차세대 성장원 ‘K-마이스’ 리더들]

석재민 인터컴 대표
 
마이스 기업 30년 롱런의 비결은 ‘아름다운 뒷모습’


“시작할 때는 누구나 ‘잘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뒷모습’입니다.”

1985년 설립 이후 우리나라 대표 마이스 기업 명성을 이어온 인터컴의 롱런 비결이 궁금했다. 1990년 인터컴에 합류해 현재는 창업자인 최태영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는 석재민 대표로부터 단서를 찾았다. 

마이스 분야는 업종 특성상 ‘평판’이 중요하다. 한 번의 실수로 오랜 기간 쌓아온 평판이 일거에 날아갈 수 있다. 인터컴은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인터컴의 롱런 비결은 ‘아름다운 뒷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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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민 인터컴 대표는 30년 넘게 인터컴에 재직하며 회사가 지속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석 대표는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그동안의 경험과 새로 유입되는 청년들의 에너지를 융합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인터컴]

●서비스도 ‘재구매’ = 석재민 인터컴 대표는 “회사 설립 후 38년간 우상 향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30년 이상 적자 실적을 낸 전례가 없으며 무차입 경영에 기업평가는 중소기업으로는 쉽지 않은 ‘A-’ 등급이다.

비결은 완성도 높은 행사 준비다. 그의 말을 빌리면 ‘뒷모습이 아름답다’로 정리된다. 행사 개최 후 평가가 좋으니 자연스럽게 다음 행사를 맡긴다는 것. 

200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 2010년 ‘G20 정상회의’ 2012년 ‘핵 안보 정상회의’ 등 굵직한 행사들을 연달아 개최한 비결이다. 수십 년에 한 차례 한국에서 열릴만한 행사들이다. ‘국가 정상 수십 명이 참가하는 국제행사를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아름다운 뒷모습’은 어떻게 이뤄낼까. 석 대표는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언급했다. 

성공적인 행사는 달리 말하면 ‘사고 없는’ 행사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천 명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실망시키는 이벤트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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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민 인터컴 대표는 30년 넘게 인터컴에 재직하며 회사가 지속 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석 대표는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그동안의 경험과 새로 유입되는 청년들의 에너지를 융합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인터컴]

●고객이 ‘알아서 해 달라’고 부탁하도록 = 석 대표가 사내에서 인정받은 부분은 확실한 사람 및 조직 관리다. 지금도 1년에 두 차례 뽑는 공개채용을 직접 챙긴다. 

석 대표는 “수백 명에 달하는 이력서 모두 꼼꼼히 본다”고 말했다. 타인의 이력서를 베끼는 경우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석 대표는 “오랜 기간 면접을 보다 보니 질문과 답변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석 대표가 직원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하나다. ‘우리는 대행사가 아니다’라는 것. 

석 대표는 “우리는 그들보다 전문가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를 선택한 것”이라며 “고객이 요청하는 것을 들어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획한 것을 고객이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설득할 정도로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A방식을 원하는데 고객은 B방식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때 우리가 A방식이 왜 적합한지를 이해하도록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고객사도 본인의 주장을 펼치다가 어느 순간 ‘알아서 진행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말이 쉽지, 고객사의 주장을 꺾는 것은 어렵다. 최종 결정권은 고객사에 있기 때문이다. 석 대표는 다시 ‘시뮬레이션’ 단어를 꺼냈다.

“고객사도 제안할 때는 충분히 고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와 고객의 방식을 시뮬레이션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후 이를 기반으로 설득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부분은 고객의 체면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예스’라는 대답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석 대표는 직원들에게 ‘그 방법을 결정한 것에 대해 만족하느냐’고 질문하곤 한다. 애매한 답변을 한다면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석 대표는 말했다.

●운명적인 마이스 전문가 변신 = 석 대표의 마이스 분야 진출은 운명과 같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졸업반이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학과 사은회(謝恩會)’의 사회를 맡았다. 눈에 띄지 않던 학생이 사은회 행사를 멋들어지게 진행하자, 당시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던 대학 학과장이 석 대표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한 것. 3년여간 국제영양학회 학술대회 조직위 간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다.

식품영양학과를 갓 졸업한 그에게 결코 쉽지 않은 자리다. 더욱이 1989년 개최된 국제영양학회는 해외 연사 250명을 포함 국내외에서 3000명의 교수가 참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그에게 교수 제안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물었더니 “당시만 해도 교수님이 제안하면 거절하기 쉽지 않은 문화였다”며 “오히려 ‘선택받았다’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그가 대형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에피소드가 많았다.

“타자기로 편지를 써서 해외로 우편을 보내면 15일 걸려 현지에 도착하고 그쪽에서 답신을 하는 데 다시 15일이 소요됐습니다. 팩스는 높은 비용 때문에 사용하질 못했습니다. 행사 직전에만 팩스를 이용했는데 한 달에 200만~300만 원의 비용이 나왔습니다. 당시 대기업 직장인 첫 월급이 30만 원 수준이었으니, 어마어마한 비용이죠.”

인터컴은 국제영양학회를 함께 준비한 곳이다. 석 대표는 조직위 간사로 인터컴 직원들과 함께 행사를 만들었다. 석 대표는 인터컴 직원처럼 흡수됐고, 그 점을 높이 평가해 인터컴에서 조직위 해체와 동시에 스카우트를 제안했다.

전공을 살리지 못해 아쉽지 않은지를 묻자, 그는 “나름 열심히 일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을 보면,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제안해 주신 교수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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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역사의 인터컴은 축적된 행사 진행 노하우로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상당수를 담당한다.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술대회(GBCC)’ 부대행사 모습. [사진=인터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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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컴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굴지의 국제회의를 도맡다시피 했다. 석 대표는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행사 완성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인터컴이 행사를 준비해 지난 5월 경기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ADB연차총회’ 모습. [사진=인터컴]

●마이스 성장 위해 업계와 협력할 것 = 석 대표는 마이스 업계에 우수 인재 유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제회의 기획사들이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국제회의 기획사는 말 그대로 ‘민간 외교관’이다. 실제로 그런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한다”며 “이들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는 것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컴은 다수의 국제회의 성공적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미얀마·몽골 등에 그 경험을 전수하기도 했다. 

석 대표는 2012년 한국국제회의기획사(PCO)협회 부회장 당시 ‘희망 마이스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우수 인재들이 PCO업계에 유입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인터컴은 30여 년간 쉬지 않고 성장했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극 대처한 결과다. 석 대표는 앞으로도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랜 노하우와 새로운 인재들의 에너지가 융합돼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우리만이 아니라 마이스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와 협력을 추진하겠습니다.”



• 설립일 : 1985년 9월

• 사명 의미 : INTERCOM–International Communication Convention Services

• 대표 행사 : 서울 G20정상회의(2010),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012),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2009·2014· 2019), 아시아개발은행총회(2004·2023) 등

• 모토 : 자기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며 직원이 행복한 회사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변화는 고통이 따르지만, 안주는 고생이 따른다.



김준배 기자 kjb31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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