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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사 : 중앙일보
대기업 안부럽다 - 잘 나가는 중소기업들
구직자들은 임금과 회사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복지·교육 혜택을 살핀다. 입사 후 전문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최고경영자(CEO)가 주먹구구식 경영을 하는 것은 아닌지에도 관심이 많다. 상당수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복지나 교육,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긴다. 하지만 제대로 된 근무조건을 갖춘 중소기업이 곳곳에 숨어 있다. 대기업에 취업해야 알아주는 사회적 시선만 개선된다면 일할 만한 알짜 직장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인터컴 3년차 연봉이 3600만원
◆직원부터 감동시킨다=5일 오후 서울 역삼동 인터컴 사무실. 최태영 대표가 책상에 놓인 이력서 더미를 살펴 보고 있었다. 직원이 50명인 이 회사는 이번에 10명을 뽑고 연말까지 10명을 더 채용한다. 국제회의 기획·진행 업무를 하기 때문에 직원 대부분이 영어나 제2외국어를 구사한다. 지원자 중에도 외국 대학이나 유수 대학 출신이 많다. 하지만 최 대표는 선발 때 지방대에 30%가량 할애한다. 일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이들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경영전략을 ‘고객에 앞서 직원부터 감동시키자’로 정했다.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결국 잘 된다’는 판단에서다. 대졸 초임이 2800만원인 연봉은 1년 지나면 3200만원, 3년 지나면 3600만원으로 오른다. 올 초 ‘나눔 경영 성과급’ 4억원을 배분했는데, CEO가 쓴 편지와 함께 10만원짜리 수표로 전달했다. ‘제게는 꿈과 희망이 있는데, 꿈은 회사의 성장이고 희망은 직원 여러분입니다. 어렵다는 시기에 웃으며 성과를 나눌 수 있는 것도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는 직원 집 넓혀주기 운동도 벌인다. 근속 3년 이상 된 직원에게 무이자로 3000만원을 빌려준다. 퇴사 때까지 갚기만 하면 된다. 최 대표는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열 명이나 될 정도로 장기근속자가 많다”며 “젊음을 바친 이들을 위해 2010년부터는 회사가 돈을 대 분사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국제회의 기획업체 ‘인터컴’ 사무실에서 최태영 대표(윗줄 맨 왼쪽)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회사 경영전략은 ‘고객에 앞서 직원부터 감동시키자’이다.
[김성탁 기자]